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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바다를 통해 밀입국하는 불법 이민자들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영국이 새로운 반이민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르완다 정책', 난민 심사 대상자들을 아예 아프리카로 보내겠다는 건데요.
문제는 없을까요?
임경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영국과 프랑스 사이 약 30여km 거리 영불해협, 고무보트 한 대가 아슬아슬하게 떠 있습니다.
아프리카 수단에서 온 불법 이민자들입니다.
[영국 잉글랜드 도버 해역 (2021년 8월)]
"<어디에서 오는 겁니까?> 다르푸르."
지난해 영불해협을 건너 영국으로 들어온 이민자 수는 4만 5천7백여 명.
직전 최고기록인 2만 8천5백여 명을 훌쩍 뛰어넘었습니다.
이렇다 보니 사고도 끊이지 않습니다.
2021년에는 보트가 가라앉아 27명이 숨지는 참사가 발생했고, 지난해 12월에도 4명이 숨졌습니다.
영국 정부가 난민 신청자 수용에 40억 파운드, 우리 돈 6조 원이 넘는 세금을 쓴다는 집계도 있습니다.
난민 문제 해결이 정치적 이슈로 떠오르자 영국 정부가 내놓은 해결책이 바로 '르완다 정책'입니다.
영국에 온 난민 신청자들을 6천4백km 떨어진 아프리카 르완다로 보내 심사를 받게 한다는 겁니다.
이른바 '밀어내기' 방식으로 영국에 밀입국하는 난민 신청자 자체를 막아내겠다는 발상입니다.
[리시 수낵/영국 총리]
"'억제'가 핵심입니다. 다른 곳으로 보내질 것이라는 '억제력'이 없으면, 사람들이 이곳으로 오는 걸 막을 방법은 없습니다. 그게 전부입니다."
영국은 지난해 르완다에 우리 돈 3천967억 원을 내고, 비행기 편과 현지 숙소도 마련했지만 막판 유럽인권재판소 개입으로 이륙 직전 비행기가 취소됐습니다.
르완다로 강제 이송될 난민들의 안전을 누구도 보장할 수 없다는 이유였습니다.
[필리포 그란디/유엔 난민고등판무관]
"(난민을 밀어내거나) 제3국으로 이송하는 것들은 그럴싸한 구호일 수 있지만 첫째, 원칙적 관점에서 잘못된 것이고 둘째, 효과적이지도 않습니다."
인권 침해 논란에, 정작 영국에서도 정책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지만 이미 다른 유럽 국가들로 확산되는 모양새입니다.
독일 보수 성향 제1야당인 기독민주당은 가나, 르완다, 몰도바 등으로 난민들을 보내자고 제안했고, 이탈리아와 오스트리아 역시 비슷한 정책을 만지작거리고 있습니다.
MBC뉴스 임경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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